케네디 암살에 KGB개입 의혹-미정부,관련CIA자료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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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美國정부가 지난해 10월 제정된 특별법에 따라 23일 공개한존 F케네디 前대통령 저격사건 관련 美중앙정보국(CIA)자료에서 舊蘇聯 국가보안위원회(KGB)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KGB요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54년 서방으로 망명,美정보기관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피터 데리야빈이 사건발생 5일만인 1963년11월27일 작성한 CIA 비밀문건에서 저격범 리 하비 오스왈드와 소련의 관련 개연성을 제기했다.그러나 이 문건은 소련의 개입을 입증할 직접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데리야빈이 작성한 메모는 소련의 개입 가능성을▲오스왈드가 사건이전에 소련으로 망명했다 미국으로 되돌아온 점▲린든 존슨 前대통령이 사건직후 니키타 흐루시초프 前소련공산당서기장에게 우호적인 전보를 친 점▲흐루시초프가 내부의 실각압력을 모면하기 위해 관심을 외부로 돌릴 필요가 있었다는 점▲케네디가 對蘇 초강경파였다는 점등을 들고 있다.
이 메모에 따르면 흐루시초프는 지난63년 農政실패,中國과의 분쟁 등으로 장기집권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미국에 보다 온건한정권이 들어서지 않을 경우 정권의 붕괴가 불가피하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이 메모는 또 오스왈드가 사건직후 극장으로 피신한 것도 당시KGB가 요원들의 접선장소로 극장을 자주 이용해왔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文昌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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