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루이스 무너진 신화…재기 꿈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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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칼루이스(32·미국)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10년간 세계 육상을 휘젓던 육상 영웅도 무심한 세월의 나이테 앞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루이스는 83년 제1회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22세로 3관왕에 오르면서 세계 육상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루이스는 지난해 바르셀로나 올림픽 2관왕(멀리뛰기·4백m 계주)에 이르기까지 올림픽·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만 16개의 금메달(각 8개) 을 따내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번 대회 들어 스타디움에는 매일 수없이 성조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그중 루이스가 올린 깃발은 동메달 1개가 전부.
루이스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이 보장된 멀리뛰기를 포기했다. 스프린터로서의 마지막 불꽃을 1백·2백m 트랙 위에서 화려하게 지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루이스는 1백m 4위에 이어 21일 새벽(한국시간) 회심의 2백m마저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원래 루이스는 형편없는 스타트를 종반의 질풍 같은 스퍼트로 만회해 온 선수. 그러나 루이스는 이번 대회 들어 뛰어난 출발을 보였으나 대신 뒷심 부족으로 중반 이후 선두에서 밀려나곤 했다.
특히 이날 2백m 결승에서 8명의 출발 주자 중 가장 빠른 출발을 했음에도 1백m 코너를 돌아 나오면서 추월을 허용해 3위에 그쳤다. 체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루이스는 기자 회견에서 『원래 기복이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앞으로 3년간은 충분히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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