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들의 새치기 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중앙일보 8월12일자 (일부지방 13일) 『취재 일기』 중 「VIP들의 새치기 입장」을 읽었다. 제목을 본 순간 왠지 불안한 느낌을 받아 조심스럽게 읽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가슴속에선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게 있었다.
도대체 얼마만큼 더 수치스러워야 그 정도를 벗어날 수 있는 걸까. 모든 일에는 순서와 정도가 있는 것이다. 누군들 귀빈 대접을 받고 싶지 않을까.
조금 더 편하고 조금 더 안락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엑스포 관람을 위해 뙤약볕에서 두세 시간 기다리는 노인과 어린아이들을 생각할 때 감히 어떤 사람들이 자신들만 귀빈 대접 받기를 원하는지 얼굴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
결국 타협으로 끝을 맺었다는 씁쓸함과 적극적으로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씁쓸함은 매번 느끼는 지지리도 못난 우리 민족성으로 치부하고 말아야 되는 걸까.
가슴속으로 썰렁함이 이는 가운데 혹 나도 직업을 핑계삼아 어느 순간 특권을 고집했던건 아닐까.
그와 같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는 지켜야 할 것과 정직해야 할 것에 대해 당당해 지리라고 다짐해본다. 이은주 <서울 중부 경찰서 보안과 1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