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 지하철 승객 우선 하차 당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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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앙일보 8월 4일 자(일부 지방 5일) 박재현씨의 「지하철 잦은 고장」이라는 독자 투고를 읽고, 지하철 공사를 질책해준 데 감사를 드리며, 지연의 피해를 본 시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
관계 직원의 한사람으로서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지하철에서 인명 사고란 상상할 수도 없다. 운행 지연을 제일 큰 사고로, 출입문 고장을 그 다음 순위의 사고로 취급한다. 30분간 지연되었다면, 각 부서에는 비상히 걸리고 수백명이 사고 수습에 투입된다. 늦게 도착한 지하철이 문도 닫지 않고 승객도 태우지 않고 사당역까지 위험한 운행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관계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의 한사람으로 볼 때 비상시의 긴급조치로서 당연하고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우선 고장 차량을 빨리 치워서 선로를 소통시켜야 하고, 금방 수리가 되지 않는 출입문을 붙잡고 시간을 지체하기보다는 안내원을 승차시켜 보호 조치를 하고, 승객들도 굳이 위험한 고장 차에 승차하기보다는 바로 뒤따라오는 정상 차량에 승차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다.
따라서 고장난 문을 닫지 않고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종점까지 간 것은 필수적인 긴급조치다.
덧붙여서 출입문은 승객의 절대 안전에 직결되는 것으로 80개의 출입문 중 1개만 고장이 나도 운행은 중지된다. 수많은 반복 작용과 진동 분진으로 인한 우발적 고장은 구조적인 것으로, 이것은 하나씩 개선되고 있다.
끝으로 일본과 비교하여 잦은 고장을 지적하였는데 이제는 초창기의 어려움도 극복하고 고장률도 현격히 감소되고 있다. 만여명의 공사 직원들이 오늘도 안전 운행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황응선<서울 지하철공사 지축 차량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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