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금리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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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오래 전부터 주가와 금리가 서로 어떤 관계를 갖고 움직이는지에 대해 많은 조사·분석작업을 벌여 왔다.
이 같은 연구는 우선 과거의 통계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주식시장 역사가 일전하고 채권시장은 더 짧기 때문에 아직 완벽한 분석이 이뤄진 상태는 아니다.
일단 현재까지의 결론은「주가와 금리는 대체로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
동양증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79년 1월∼93년 5월 사이에 주가가 수출경기에는 비례하고 대표적인 실세금리인 회사채수익률에는 반비례 해 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신 증권이 주요금리하락기의 주가추이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70년1월∼73년 4월 사이 주가는 96.1%, 80년4월∼83년 7월 사이 26.8%, 91년 10월∼93년 1월 사이 55.5%씩이나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선경증권이 80∼92년 13년 동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 평균 회사채수익률이 1% 내려갈 때 종합주가지수는 월 평균 0.9%가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고 ▲구체적으로는 금융업(0.66%)보다는 제조업(1.28%)주가가, 대형주(0.59%)보다는 중형주(1.16%)나 소형주(1.45%)가 더 금리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하락(상승)이 주가상승(하락)을 가져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설명되고 있다.
첫째는 금리가 떨어지면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주식투자의 메리트가 돋보이면서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주가를 밀어 올리게 된다는 것(직접적인 효과).
둘째는 금리하락은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을 경감시키고 이는 영업수지를 개선시켜 결과적으로 해당기업의 주가상승을 가져온다는 것이다(간접적인 효과).
새 정부출범을 전후해 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주가가 올랐던 것이나 최근 2∼3개월 동안 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크게 보면 이 같은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금리자체도 통화량이나 기업의 자금수요 같은 자금수급사정에 좌우되기 때문에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계량화하기는 어려우며 실물경기회복 초기단계에는 금리·주가가 같이 올랐다는 과거 통계도 있어 금리·주가의 관계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민병관·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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