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관 불량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서울시내 하수도관 대부분이 이음새가 엉성하거나 파손돼 더러운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토질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수도관 안으로 상 수도관이 통과하는 곳이 많아 파손된 부분 등을 통해 유입된 생활하수가 수돗물을 오염시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시의 지하수와 토질오염 주원인이 하수관불량에서 비롯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난지 하수처리구역 내 망원·마포·욱천·용산 배수지 관할 하수관 6백26km가운데 롤 특수카메라를 통해 조사한 결과 모두 7만8천8백70건의 관 상태 이상을 밝혀 냈다.
유형별로는 ▲이음새불량이 3만8천1백56곳 ▲연결 관 한쪽이 돌출 돼 하수흐름을 막고 있는 부분이 1만6천12곳 ▲관이 내려앉거나 파손된 부분이 1만2천4백93곳 ▲ 쓰레기 등 퇴적물이 과다하게 쌓인 부분이 1만3백31곳 ▲상수도관 등 다른 관이 통과하는 곳이 1천8백78곳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수관 불량으로 인해 하수가 흘러나와 지하수와 토질오염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일부지역에서는 하수가 상수도에 들어가 수질을 악화시키고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지하철건설본부가 공사현장의 지하수 수질을 측정한 걸과 조사대상 31개 공구 중 30개 공구에서 나온 물이 허드렛물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 불량하수관 틈으로 스며든 지하수가 하루평균 8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연평균 30여억 원의 하수처리비용이 추가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시는 96년까지 시내 9천3백70km의 하수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내년부터 이미 조사된 하수관부터 단계적으로 보수할 계획이나 엄청난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공사착수여부는 불투명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