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국민당 비주류 신당선언/40여년만에 분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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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륙과 직항로 개설” 정강채택
【홍콩=연합】 대만을 40여년간 통치해온 집권 국민당에 개혁을 요구하며 신당 결성을 모색해온 비주류파는 오는 10일 신당결성을 선언했으며 이에따라 국민당은 16일의 제14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열의 위기에 빠졌다.
신당 추진의 최고 핵심인사인 입법원의 자오샤오캉(조소강) 입법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개혁을 거부하는 국민당은 부패에 빠져있고 대대륙정책도 구태의연하다면서 이를 위해 신당을 결성한다고 7일 밝혔다.
그는 새로운 정당의 명칭을 신당으로 한 것은 국민당의 낡은 방식과 구별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10일 창당식때 대륙과의 직항로 개설 등 새로운 정책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신당결성은 결코 번복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히고 오는 12월 실시되는 시장·현장선거 등 지방정부 선거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당 분당이후의 정국/국민­민진당 양당 체제에 “캐스팅 보트”/혁신정당 지향… 95년 총선 더 비중둘듯
대만 국민당의 신국민당연선(신연선) 측 소장파 의원 6명이 신당창립을 공식 선포함으로써 국민당과 민진당의 양당대결 구조로 지탱되어 오던 대만의 정계판도는 일단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연선측이 창립한 신당은 올해말 자치단체장 선거를 비롯,94년과 95년에 각각 실시될 대북시 등 2개 직할시장 및 대만성장선거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도 강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향후 대만정국의 새로운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신당의 창립에 참여한 의원수는 신연선측 6명의 입법위원외에 대만 재정부 장관을 지낸 완젠쉬엔(왕건훤) 의원 등 모두 7명으로 규모면에서는 초미니형태에 불과하지만 신당의 정치적 비중은 매우 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연선측의 신당창립에 대해 하오바이춘(학백촌) 전 행정원장 등 비주류측이 신당에 대해 무게를 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주류측은 신당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국민당내 비주류계열 5∼6명의 중앙위원급 이상의 인원들로 하여금 이달 16일부터 거행되는 국민당 14차 전국대표자대회(14전) 이후 국민당을 탈당한 뒤 신당에 가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의 구성원인 신연선측 의원득은 지난 6월 대만입법원에 통과시킨 「공직자 재산신고법」(일명 양광법안)의 주창자로서 민진당과의 연합을 주도해 법안을 확정지음으로써 정치적인 성가를 높였으며 이러한 자신감이 신당을 창당하게 된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당은 「정의·평등·무실·청렴」을 당시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사실상 국민당에 만연한 금권정치와 민진당의 현실성없는 「대만 독립」에 모두 반대한다는 점을 가장 부각시키고 있다.
결국 「기업재단」의 성격이 점차 짙어 지고 있는 국민당과 자칫 양안간 전쟁의 위험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를 민진당의 현실성 없는 주장사이에 새로운 혁신정당의 이미지로서 대만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의 기회를 가져다 준다는 것이 신당의 1차 목표에 해당하는 것이다.
신당측은 당장 올해말로 다가선 자치단체장 선거보다는 95년도에 실시되는 입법위원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상태이며 당분간은 혁신적인 이미지 제고를 통해 세력구축 작업을 우선적으로 펼쳐갈 것으로 보인다.
신당측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민당 및 민진당과의 협력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향후 정국에서 양당간의 조정자 및 「캐스팅 보트」역을 맡게 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당은 통일 및 독립의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보여 일단 국민당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신당의 창립은 8월말로 예정된 14전 이후 국민당내 비주류계의 후속가입여부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홍콩=유광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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