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연주 달콤한 목소리 "매력"|마이클 프랭크스 『잠자리 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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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안토니오의 노래』로 국내에서도 폭넓은 인기를 모은 마이클 프랭크스의 새 음반 『잠자리 여름(Dragonfly Summer)』(워너뮤직)은 재즈 화음을 구사하면서도 서정적이고 세련된 연주로 한국 대중음악팬들의 취향에 그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한없이 흐느적거리는 부드러움이 특징인 프랭크스의 음악은 여름날의 나른함과 더할 수 없이 어울리고 있다.
UCLA에서 음악이론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음대에서 대중음악이론을 강의한 수재 프랭크스는 70년대부터 로드 스튜어트의 음악을 작곡해 주는 등 가수보다는 작곡자로서 활동해 왔으나 점차 재즈에 기반을 둔 팝 가수로 변신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퓨전재즈·발라드 노래들을 정형화시키는데 기여한 프랭크스는 이번 음반에서 그의 달콤한 목소리·연주로 환각적인 마력을 구사하고 있다. 백인으로서 재즈에 빠져든 그가 나름대로의 독특한 경지를 구축하고있는 것이다. 퓨전재즈의 팝 음악들을 만들어 온 프랭크스는 이번 앨범에선 풀어헤치는 듯한 서정적인 노래들 외에도 경쾌하고 복잡한 리듬의 『아는 것보다 연습하는 것이 최고(Practice Makes Perfect)』등을 머리 곡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리듬과 형식의 노래들마다 각각 다른 프러듀서들을 기용해 완벽을 기한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
특히 최고 기량의 연주자들과 엔지니어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점이 그의 음악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라틴음악의 대부 안토니오 조빔을 칭송한 『안토니오의 노래』(77년작)로 80년대 후반 뒤늦게 국내에 알려지게 된 프랭크스는 이번 음반에서도 전설적인 재즈 아티스트 텔러니어스 몽크를 찬양하고 있다.
『몽크의 새로운 음조(Monk's New Tune)』란 이름이 붙은 이 곡은 몽크의 톡톡 튀는 음악을 따라하면서도 프랭크스 특유의 부드러움을 조화시켜 절묘한 재즈보컬을 들려주고 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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