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 요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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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물리학 분야에서 20세기에 이루어진 발전은 일반인의 상식과 부합하는 기계론적인 고전물리학적 세계관을 송두리째 뒤집어엎었다.
우주·소립자 등 극대와 극미의 세계에 관한 현대물리학의 이론은 「유기체적」이라고 불리는 동양의 세계관과 놀랄 만큼 유사함을 이 책은 도처에서 보여주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절대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무너뜨리고 이 양자가 관찰자에 따라 서로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어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아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함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물리학은 일관성 있는 존재의 「실체」가 아니라 단지 관찰의 「경험」을 확률함수로 표현할 뿐이다.
양자장이론에서는 진공 중에 아무런 별도의 원인 없이 양성자·반양성자·파이 중간자가 느닷없이 형성됐다가 다시 사라진다.
진공이란 비어있는 무가 아니고 끝없이 생기고 사라지는 무수한 입자들의 바다다.
빛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며, 물질은 에너지이기도 하고, 무에서 유가 창조되며, 모든 현상이 각각 따로 떼어질 수 없는 하나의 유기적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이 현대물리학의 현주소다.
현대물리학이 주관과 객관, 전체와 부분이 하나의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 동양적 신비주의의 세계관과 놀랍도록 유사함을 이 책은 전체에 걸쳐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힌두교·불교·도교·유교 등 동양의 종교와 철학을 신비주의라고 부르고 있으나 이는 서양의 전통적인 합리주의적 사유방법을 넘어선 직관적·유기적 세계관을 표현한 것이다.
「유기적」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는 동양의 종교와 철학은 우주의 모든 현상을 불가분하고 조화된 전체의 불가결한 부분들로 간주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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