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탁구」창단 가시밭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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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현대백화점이 여자탁구팀 창단을 앞두고 선수확보를 놓고 기성팀과 갈등을 겪고 있으나 이를 조정해야 할 대한탁구협회가 수수방관하고있어 창단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있다.
현대계열사 (주)금강개발내의 현대백화점이 창단을 발표한 것은 올해 초.
73년 사라예보 세계제패의 주역 이에리사씨(40)를 감독으로 내정하고 여고졸업생 중 최대어인 유지혜(부산선화여상3)를 스카우트,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인무대에 뛰어든다는 야심찬 구상이었다.
그러나 기존 실업팀들이 이미 유지혜 스카우트(제일모직입단 결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현대 측은 한발짝 물러서 현재 여고2년 생을 중심으로 선수를 구성키로 당초의 방침을 바꿨지만 이마저 어려운 상황으로 흐르고 있는 것.
탁구계가 인정하는 여고 2년생 최고 유망주는 이은실(17·경일여고).
따라서 현대는 팀 창단에 필요한 첫 번째 선수로 이은실을 지목했다.
그러나 창단 팀에 선수확보 우선권을 명시해놓지 않고 있는 협회규정상 이는 오래 전부터 투자를 꾸준히 해온 제일모직 팀으로의 입단 가능성 또한 높아 문제가 생긴 것.
협회는 지난 4월 제4차 상임이사회에서 「현대 여자 탁구단 창단협조의 건」과 관련, 『여고 3년 생들은 어렵지만 현재 2학년에 재학중인 선수들을 협회차원에서 협조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철석같이 이를 믿은 현대로선 당연히 여러 선수도 아닌 이은실 한 명 정도야 우선 스카우트의 혜택을 주리라 기대했는데 정작 당사자 이은실의 소속팀 경일여고의 최근 입장표명은 난색이다.
제일모직의 투자가 발목을 잡는 것이다. 따라서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탁구협회의 확실한 행정력이 요구되고 있다.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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