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열씨 비자금 백80억/노 전대통령에 전달”/작년 총선전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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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력 의원들에도 거액/관계당국,조성경위·사용처 추적
한양그룹 전 회장 배종열씨(55·구속중)가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이 가운데 1백80여억원을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건네준 혐의가 드러났고 이에따라 배씨의 비자금 조성경위 및 정확한 사용처 등을 가리기 위해 관계당국이 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관계당국자에 따르면 배씨는 수년간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총선·대선을 전후해 노 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 성격의 거액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배씨가 임금체불 등 혐의로 구속될 당시 검찰이 한양의 자금을 추적한 결과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중 1백80여억원을 노 전 대통령에게 준 혐의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배씨는 이외에도 당시 유력 국회의원 여러명에게 정치자금조로 1인당 수천만원씩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난날 대통령을 비롯한 정계지도자들이 기업들로부터 대규모의 비자금을 수수해온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사후처리와 관련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성역없는 사정원칙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신중히 검토중이나 그동안 정치자금이 음성적인 방법으로 조달된데다 전직대통령을 사법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은 그간 민정당 교육원부지 불하 및 천안 교육원공사,인천 LNG기지 공사 수주등과 관련해 수백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해왔다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배씨는 지난해부터 거액의 종업원 임금을 체불하고 1백20만달러 외화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었다.
◎“헛소문에 불과하다”/노태우씨 측근 부인
노 전 대통령의 한 고위측근은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허위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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