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소비자 운동」펼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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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환경문제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제언과 고발을 받기 위해「2000년대를 준비하는 시민모임」이 지난 5월10일 개설한「녹색 전화」(522-3306)상담원 김주신씨(41).
그는 4명의 주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토요일은 오후1시까지)「녹색전화」를 통해 환경문제 전반에 대한상담을 받는다.
그에 의하면 환경문제에 대한 불만이나 고민을 털어놓고 기발한 실천방안을 제안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주부다.
이들의 공통된 주요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쓰레기 처리문제.
쓰레기 분리수거나 폐식용유 처리가 여러 가지 이유로 간단치 않다는 불만, 산에서 생긴 쓰레기는 무조건 각자 갖고 내려오게끔 등산로, 일대의 쓰레기통을 아예 없애자든가, 채소를 농촌에서 대도시로 운반하기 전에 아예 떡잎 등을 대충 다듬어 차에 실으면 농촌에서는 거름으로 쓸 수 있을뿐더러 운반비나 대도시의 쓰레기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등의 제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전한다.
특히 지역마다 재활용쓰레기를 분류·정리한다든가 농촌에서 미리 채소를 다듬는 등의 일은 농촌의 흙 냄새와 소일거리가 아쉬운 노인정노인들이 맡도록 해 용돈도 벌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제안도 여러 차례 받았다고.
환경문제란 주부들끼리만 애써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인류의 공동과제인 만큼 좀더 폭넓은 관심과 참여를 위해「녹색전화」는 19일부터 「영어로 이야기해 봅시다」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미국인 환경운동가 대니얼 더니반씨와 영어로 환경문제를 토론하면서 좀더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부추긴다는 것.
『앞으로는 고발 위주의 환경운동을 뛰어넘어 환경 보전에 도움이 되는 우수상품들을 적극 이용토록 하는「녹색소비자운동」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그는 중학교 물리교사 출신으로 평소 몹시 마음 쓰이던 환경문제를 푸는데 동참하고 싶어 학원 강사직을 그만두고 무보수「녹색전화」자원봉사자로 나섰다.<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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