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하라 구속 일본측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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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취재활동 확신 사실조사후 대응/후지TV/예상외 엄격한 조치… 한국법존중/외무성
일본 후지 TV 시노하라 마사토(조원창인) 서울지국장이 14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혐의로 한국에서 구속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은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각 신문들은 14일자 조간 국제면과 사회면에서 4단(아사히신문은 3단) 크기로 한국정부당국의 발표 내용과 시노하라특파원 구속사실을 보도했다. 동경신문은 1면과 국제·사회면 등 3개면에 걸쳐 상세하게 다뤘다.
일본언론들은 시노하라특파원 구속 및 혐의 사실을 당국의 발표문을 인용해 보도하고 외무성과 방위청 논평,후지TV 보도국장 얘기를 실었다.
후지TV 나카무라 마모루(중촌수) 보도국장은 『이같은 사태에 이른 것은 유감이다. 시노하라 지국장의 행동은 통상의 취재·보도활동의 일환이었다고 확신하고 있으나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한뒤 회사로서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용의 내용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코멘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방위청은 시노하라특파원으로부터 군사기밀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주재 일본대사관 방위주재관에 대해 『직무수행상 무언가 접촉했을지 모르나 정보활동에 관한 교육을 받고 부임해 주재국의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에 관여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동경신문은 『외무성이 주한 일본대사관에 대해 한국정부와 접촉,체포 이유와 사실관계를 확인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고,방위청은 시노하라특파원으로부터 군사기밀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진 방위주재관에 대해 곧 사실을 들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외무성 소식통은 『한국 국내법에 따라 사법처리된 것으로 일본정부로서는 이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외무성 한 간부는 『국외추방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는데 구속한 한국측 조치는 예상이상의 엄격한 조치』라고 말했다고 동경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외교문제로 발전할 요소도 있는 이 사건을 한국정부가 구속까지 한것은 김영삼정부의 부정·부패일소를 더욱 인상깊게 하려는 강경조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평론가 가메이 준씨(구정순)는 『이 사건에 대해 후지TV와 일본정부는 한국을 상대로 흥정하지 말고 정확한 수사 등 정보제시를 요구하라. 취재보도와 관련,구속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사토 가쓰미(좌등승기) 현대코리아 사장은 『그의 구속은 한국정부가 다루기 힘든 한국언론에 대한 정부의 경고 의미가 없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본보기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군사기밀을 그대로 보도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며 시노하라 특파원의 행동은 한국법률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밝혔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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