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집단이기주의」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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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26일자(일부지역 27일) 황총리의 집단 이기주의·발언 이후 중앙일보 「분수대」에서는 『최근 우리사회를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는 기업체의 노사분규·한약분쟁·전교조문제 등도 따지고 보면 집단이기주의에 다름 아니다』란 요지의 글이 등장했다.
노사분규나 한약분쟁에 대해서자세한 내막을 모르니 언급할 수 없지만 전교조가 그 속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은 언론의 시각변화에 대한 우려와 분노를 감출 수 없게 한다.
전교조가 어찌하여 집단 이기주의에 속해야 하는가. 집단이기주의란 말 그대로 개인이 해낼 수 없는 문제를 집단의 힘을 빌려 이기심을 충족시킨다는 뜻이 아닌가.
그러면 자기의 밥줄과 가족의 생계까지 버려가면서 교육개혁을 외치고 있는 그들이 과연 집단이기주의 히스테리에 걸려 있는 사람인가. 이야말로 전교조에 대한 언어 폭력이요, 6공 시절의 좌경매도와 다를 것이 없다.
전교조가 집단 이기주의라면 혹독한 투쟁을 통하여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동안의 과정에서 드러난 것을 통해볼 때 민족주의 확립·민주주의완성·비인간의 인간화가 정신적인 산물이 될 것이고, 질 좋은 교육환경이 물질적인 산물로 남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낳은 결과는 누가 누리는 것일까. 두말할 필요도 없이 미래의 주역들인 우리의 아들·딸들이 그 열매를 따먹고 풍요로운 교육환경 속에서 올바른 가르침을 받으며 건강한 인간으로 길러질 것이다.
요즘 일부 언론과 교육계에서 피눈물 밭을 걸어온 전교조를 향해 집단이기주의 운운하는 작태를 보면서 또 다시 분노를 느낀다.
이 나라가 진정 민주국가라면 전교조 문제를 다시 한번 정확한 여론에 물어 국민의 뜻에 따라 민주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만이 용기 있는 정부의 몫이다. 【방용호<인천시 서구 석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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