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2 "남북 정상회담 불리할 것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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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가 9일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9일 이명박.박근혜 후보 측은 득실 계산에 분주했다.현재까지 양측은 서로 정상회담 카드가 "불리할 게 없다"고 주장한다.

이 후보 측은 무엇보다 검증 이슈가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가 컸다. 경선 막판 박 후보 측 공세의 파괴력이 떨어지면 이 후보가 앞서는 현재의 판세가 굳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검증 이슈가 잠잠해지면 이 후보는 한층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권택기 기획단장은 "경선이 조용히 치러질수록 조직력의 우열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며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옛 지구당위원장)의 수, 핵심 대의원층에서 월등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이 후보의 승리가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남북관계의 대형 변수가 터지면 이 후보가 표방한 '강한 리더십'에 민심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은 정상회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수층의 결집이 이뤄져 박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보수층에서는 범여권이 정상회담 카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경계심이 퍼져 나갈 것"이라며 "외교안보나 남북관계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는 박 후보에게 표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정책총괄단장도 "이번 경선은 18만5000명을 상대로 한 당내 선거"라며 "보수적 성향인 이들은 남북관계에 있어 원칙이 확고한 박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아프간 인질 사태에 이어 정상회담 소식이 이어지면서 막판 '쫓는 자'의 공세가 다소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은 오락가락=전날 '반대'와 '조건부 수용' 사이를 오락가락했던 한나라당은 9일에도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 80%에 가까운 국민이 정상회담에 찬성한다는 각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선용'이라고 평가절하만 했다간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고민이 깔려 있다. 그렇다고 핵심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는 처지다.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이미 화살이 시위를 떠났기 때문에 자꾸 '반대'한다는 얘기를 하기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용호.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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