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PKO공병대 장정훈 대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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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참가하는 한국군 공병대의 소말리아 파견은 한국군 해외파병사 뿐 아니라 한국 외교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가까운 현대사를 돌이켜봐도 피 흘림의 대가로 경제적 이익이 주어졌던 베트남전과 달리 이번의 파병은 세계평화를 목표로 유엔 깃발아래 행해지는 첫 파병이기 때문이다.
PKO 공병대대 「상록수」부대 장정훈 대대장(중령·육사35기) 을 만나 이 같은 중대한 임무를 띤 부대지휘관으로서의 소감과 포부를 들었다.
-이번 파병이 갖는 의미는.
▲유엔회원국으로서 의무를 이행한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우리로선 유엔가입 후 첫 번째 의무수행이기 때문이다. 이번 파병이 유엔회원국으로서 유엔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번 경험이 앞으로 우리의 PKO 참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내전에 시달리는 소말리아인에게 절망과 기아 대신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상록수라는 부대이름은 소말리아를 푸르게 만들고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 공병대가 맡을 임무는 무엇인가.
▲우선 소말리아 수도모가디슈에서 국경지역인 벨렌트웬까지 4백30㎞의 간이 포장도로를 개설하는 일이다. 그리고 유엔 시설에 대한 방호작업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우물을 파 소말리아인들에게 식수를 공급한다든가, 학교시설을 제공하는 등의 대민 지원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소말리아 유엔평화유지활동(UNOSOMⅡ)에서의 한국의 지위나 소말리아인의 대 한국인식은.
▲유엔이 우리에게 요청한 부문은 수송과 공병이다. 특히 공병을 요청한 것은 유엔이 우리나라의 건설 기술수준을 인정해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4일 선발대가 현지에 도착한 뒤 소말리아인들이 우리 부대를 「가장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왔다」며 환영했다는 보고를 들었다. 현지주민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건설공사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며 이를 위해 본대가 파견되는 대로 많은 접촉과 대화를 펼칠 방침이다.
-소말리아 군벌들의 대 유엔군 공격으로 국민들이 파병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지의 정황은.
▲일부에서 유엔군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모가디슈 부근의 상황일 뿐이다. 한국군이 숙영하는 발라드지역은 수도에서 30㎞ 떨어진 곳으로 어떤 형태의 전투상황도 발생된 적이 없다.
장 중령은 『지원병 모집과정에서 제대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병장들까지도 파병을 자원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면서 『파병을 위해 거군적인 지원이 있었음을 감사치 여긴다』고 말했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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