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테이프 대여 점 대형화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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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나온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비디오 대여 점의 수는 3만2천 개로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고 한다.
시장규모가 우리보다 월등히 큰 미국이 2만5천 개, 일본이 1만1천 개라고 하니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좁은 시장에 이렇게 많은 대여점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 규모는 작은 편이어서 7평 미만 업소가 전체의 70%나 된다.
비디오 대여 점의 수가 많다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의 영상문화접근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전반적으로 규모가 작다 보니 전시할 수 있는 작품의 수는 제한되어 있고, 따라서 흥행 성 높은 작품 위주로 전시하다 보니 작품성이나 교육성은 뛰어나지만 흥행 성이 떨어지는 작품들은 웬만한 곳에서는 빌려 보기가 어렵다.
실제로 해마다 출시되는 2천여 편의 작품 중 절반정도는 제대로 진열되지도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고 한다.
내용도 황당무계한 무협물이나 미국식 폭력물이 대부분을 이룬다.
곧 미국의 비디오 유통업체들이 국내비디오 시장에 참여하게 되어 있다.
방대한 체인망과 뛰어난 영업기술을 가진 외국회사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할 경우 많은 국내 비디오 대여 점들의 폐업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외국 유통업체에서 국내비디오 대여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경우 이들간의 담합에 의한 비디오 대여가격 인상 등 엉뚱한 부작용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업소별로 취급품목을 특화 하거나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대규모화할 수 있는 여러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효석<부산시 부산진구 부암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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