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영상 그림책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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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평면의 그림 속에서 3차원의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그림책이·서점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있다. 청림 출판에서 낸 『매직아이』l, Ⅱ권과 기린원에서 낸 『스테레오 그램』이 그것으로 나온지 1∼2개월만에 종로서적·교보문고 등에서 아동부문 베스트 셀러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책은 입체영상을 떠올리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문 외에는 책 전체가 이상한 도안이나 벽지의 연속 무늬 같은 그림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냥 보아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 그림들을 요령에 따라 응시하고 있으면 처음에는 흐릿하게 아무 것도 안 보이다가 그 속에 숨어있는 별개의 입체영상이 눈앞에 떠오르는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사람의 눈은 왼쪽과 오른쪽이 7-8㎝정도 떨어져 있어 각각 보이는 상이 조금씩 다른데 이 두개의 상을 머리 속에서 합쳐 입체감과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입체그림이란 이 원리를 거꾸로 하여 왼쪽 눈에 보이는 상과 오른쪽 눈에 보이는 상을 평면 위에 합성한 것이다.
그림을 코끝에 댄 채 먼 곳을 멍하니 바라보듯 하고 있으면 양쪽 눈이 같은 곳이 아닌 각각 자기 바로 앞의 그림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이때 입체영상이 떠오르는 것이 구체적인 과정이다.
이런 입체영상의 선두주자로 나선 것이 『매직아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져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출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책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5월7일 서울 도서전에서 처음 선보였다.
도서전에서만 2천부가 팔린 이 책은 서점발매를 시작한지 2개월도 못돼 10만여권이 팔렸고 5월22일에는 Ⅱ권을 펴내 현재까지 모두 18만여 부가 나갔다.
매직아이는 입체영상을 떠올린 뒤 퀴즈에 도전, 두개의 화면에서 서로 다른 곳 찾기, 세
상에서 가장 어려운 미로(이상 I권), 컬러미로, 사다리 타기(Ⅱ권)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있다. 원래 4권으로 된 이 시리즈는 다음달에 Ⅲ, Ⅳ권도 선보일 예정이다.
『스테레오 그램』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분야 전문가 30여명의 작품을 모은 것으로 원리는 동일하며 다양한 유형의 여러 가지 그림이 들어있다.
이 책은 지난 14일 출간돼 서점판매 10일만에 초판 4쇄를 기록하며 4만부를 펴내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역시 Ⅱ권을 준비중이다.
이들 입체서적은 당초 아동도서로 분류됐었으나 실제로는 어린이뿐 아니라 대학생·직장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종로서적 기획과의 전남식 계장은『당초 아동서가에만 진열했으나 대학생뿐 아니라 퇴근 무렵이면 직장인들이 몰려와 찾는 통에 각 층마다 모두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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