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아파트 당첨자 걱정 마세요"|한양재산 보전관리인 김한종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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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양이 짓던 아파트를 차질 없이 마무리, 당첨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방만한 경영, 부실공사, 노사분규, 배종렬 회장 퇴진, 법정관리 신청 등 3월부터 불거져 나온 (주)한양문제는 드디어 배회장의 구속사태로까지 연결됐다. 그러나 이런 한양을 떠맡은 김한종 한양재산보전관리인의 책무는 우선 천신만고 끝에 이룬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 중도금을 내야 하느냐, 주공이 한양을 인수한다는데 부실공사나 되지 않을까라는 한양아파트당첨자들의 이런저런 걱정을 꺼 주는 일이다.
회사 안에서「사장님」으로 불리고 있는 김 관리인은 지난달 25일 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관리인으로 선임된 뒤 한양의 인력과 장비현황·재무구조 등 경영상태파악과 각종 공사재개준비로 그야말로 쉴 틈이 없었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8일 주택공사가 상 은과 한양 인수를 위한 가계약을 맺게 됨에 따라 한양에 지원되는 운전자금 6백72억 원 운용문제를 놓고 「납품대금과 공사잔금을 지급해 달라」는 납품·하도급업체 대표를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취임 후 임원들에게 이 회사에서 한발 짝도 뜨지 말고 회사를 살려는데 전심전력하라』고 지시하고 그 자신도 아예 야전침대를 집무실 옆방에 가져다 놓고 아침 6시에 일어나 다음날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드는 일과를 3주 째 계속하고 있다.
경남사천 출신으로 부산대법학과를 졸업하고 건설부에서 공무원을 시작, 차관을 거치고 89년7월말부터 3년 동안 주공사장을 지낸 경력 때문에 난파 일보직전 한양호의 조타수가 됐다.
『주공의 오랜 아파트건설경험과 과거 아파트 문화의 대명사였던 한양의 농축된 기술을 잘 접목, 운용하면 당첨자들에게 완벽한 집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거듭『당첨자들은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는 김「사장」앞에도 가로놓인 걸림돌은 적지 않다.
공기업인 주공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한양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도리어 주공마저 부실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등 한양처리 방법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문제고 이제 그 우려를 씻는 역할은 관료시절에 「깐깐하고 치밀하며 업무에 관한 한 아랫사람에게 한치의 틈도 보여 주지 않았다」는 평을 들은 김 관리인의 몫으로 남아 있다. <글=도성진 기자·사진="오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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