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영웅' 英 콜린스 대령, 탄탄대로 앞두고 "軍 떠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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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전쟁 영웅'인 영국의 팀 콜린스(44)대령이 갑자기 전역을 신청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콜린스 대령은 지난해 3월 개전 직전 세익스피어풍으로 행한 독전(督戰) 연설로 병사들을 감동시켜 화제가 됐었다.

"우리는 이라크인들을 독재자에게서 해방시키기위해 가는 것이지 정복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전투에선 용맹해야 하지만 승자가 되면 도량을 보여야 함을 잊지 말아라.…전장에서 동정심은 필요 없다. 그러나 죽은 자의 명예를 존중하라."

당시 중령이었던 콜린스는 이후 소속 부대인 '로얄아이리시'연대가 선발부대로 거둔 전공 등을 인정받아 대령으로 특진했다. 한 때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미국인 장교가 "콜린스가 포로들을 학대했다"고 고발하는 바람에 헌병대의 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무고로 드러나면서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장교(OBE.Officer of British Empire)훈장'까지 받았다. 승승장구가 예상되는 그가 전역을 신청한 이유는 명확치 않다. 그의 아내에 따르면 콜린스는 영국 정부가 군에 대해 투자를 소홀히 하는 등 강군(强軍)을 만들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을 섭섭해 했다는 것이다. 또 포로학대 혐의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군이 일선 전투부대장이었던 자신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데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아일랜드 출신 아이리쉬(아일랜드인)인 그는 군문에 들어서면서부터 가장 용감한 부대로 알려진 '로열아이리쉬' 연대를 지휘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번 전쟁에서 그 소원을 이뤘기 때문에 '새로운 출발'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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