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안 키워본 철쭉 없죠"|철쭉분재 전시회 개최 김정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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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30년간 오로지 철쭉에 파묻혀 살아온「철쭉박사」김정수씨(51)가 「철쭉분재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전시회를 2∼6일 서울 내곡동 목수원에서 갖고있다.
『철쭉은 화사한 아름다움이 대단한데다 생명력이 강하고 품종도 다양하며 꽃을 피우는 기간이 그 어느 것보다 길다』고 철쭉 예찬론을 펴는 그는 이번에 자신이 분재기술을 가르쳐 온 3백여 제자들과 함께 2백여 종 8백여 점의 철쭉분재를 선보인다.
일생동안 철쭉의 아름다움을 집안에서 가까이 감상할 수 있는 분재의 모습으로 표현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온 그는 자신이 평소 소장해 온 철쭉 분재 수천 점도 이번에 함께 감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나무둘레가 1m나 되는 4백년 수령의 자산홍, 2백 년 된 일본산 대배, 칠흑 같은 밤에도 빛을 발할 정도의 화려한 꽃을 피우는 고려 영산홍, 진달래 모습에 하얀 꽃이 피는 백 진달래, 흰색·빨강색·보라색 등 다섯 가지 색채의 꽃을 한꺼번에 피우는 철쭉 등이 선보이고 있다며 그는 자랑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철쭉 소장자로 자부하고 있다. 그가 갖고 있는 철쭉은 모두 분재화한 것인데 20여종의 자생종을 포함, 각국에서 모은 3백50여종.
그가 철쭉의 현란한 색채에 「미쳐」철쭉 수집에 나선 것은 21세 때부터.
처음에는 국화에 매료돼 국화 가꾸기에 4년간을 소비한 그는 힘들여 키운 국화가 꽃을 피운 후 한달 후에는 시들어버리는 안타까움을 맛본 후 잘만하면 10월에서 그 이듬해 7월까지 9개월간 꽃을 볼 수 있는 철쭉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
철쭉에 반해버린 김씨는 철쭉의 다양한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는 분재에 다시 심취하기 시작, 5년 후에는 병리사로 일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철쭉의 수집· 품종개발· 분재작업에 매달렸다는 것. 목수원은 그의 작업장이자 전시장.
『나무의 수형은 그 나무가 자라온 자생지의 위치나 여건·연륜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인 만큼 무조건 철사로 휘어 원하는 분재의 멋을 낼 수는 없다』는 그는 5∼10년 생 철쭉을 나뭇가지의 각도와 줄기의 흐름 등에 변화를 줘 수십·수백 년 된 나무의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전시기간중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위한 무료 분재강의를 하는 그는『현대분재전서』(5권),비디오 테이프로 된 『분재입문』(5집) 등의 저서를 갖고 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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