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첫 원정 박철암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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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해외원정은 의욕만 갖고 떠나서는 안됩니다. 우선 정확한 정보와 철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접근태도도 자연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자세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히말라야 알피니즘을 국내 산악계에 뿌리내린 공로자로 첫손 꼽히는 경희대 박철암 명예교수(70·한국히말라얀클럽회장)는 젊은이들에게 우선 자연을 사랑하고 올바른 탐험정신에서 해외원정을 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등반을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인 지난 62년 히말라야 다울라기리봉 원정대장으로 히말라야를 개척했던 그는 고희의 나이에도 히말라야원정 10회를 포함, 세계의 오지탐사를 12차례나 해왔다.
그는 5천m 이상 고봉에서는 장비무게가 2∼3배로 짓누르고 예기치 않은 눈사태가 몰려올 때가 많아 철저한 사전정찰과 훈련 외에도 정확한 판단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산악계가 이제부터는 양적 발전보다 질적 성장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의도 잊지 않았다.
『한해 1백명 이상 조난사하는 일본 등 선진국 사례로 보아 아직 낙담할 정도는 아닙니다. 짧은 등반사에 비해 국위선양이 컸던 점도 칭찬할 일이에요. 줄기찬 개척정신과 충분한 준비, 치밀한 계획 외에도 자제할 줄 아는 슬기가 필요합니다.』
히말라야 선경과 기화요초를 카메라에 담아 화보집도 출간할 예정인 그는 83년 이후 히말라야를 다녀온 산악인들과 함께 한국히말라얀클럽을 결성, 해외등반에 관련된 각종 자문활동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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