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직업병 추방 앞장「노동과 건강 연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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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내에서 한해에 발생하는 산업재해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에 머뭇거리기 일쑤지만「노동과 건강연구회」사람들은 적어도 그렇지 않다. 아니, 그들은『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노동부가 올해 초 발표한「92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를 당한 사람은 10만7천4백35명. 이 가운데 2천4백29명이 숨지고 3만3천5백69명이 장애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도 전년에 비해선 16%가량 줄어든 수치다.
노동과 건강연구회 (공동대표 김은희·이병우)는 이렇듯 우리사회에 아직 치유되지 않는 큰 상처로 자리잡고 있는 산업재해와 직업병을 추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보건의료인들의 모임이다..
의사·한의사·간호사·약사를 비롯해 소수의 변호사를 포함,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은 모두 1백여명. 이들은 특히 의료현장에서 각종 산재로 고통당하고 있는 환자들을 직접 대해온 실무자들이다.
모임이 결성된 것은 88년. 공동모금에 의해86년 설립돼 산재추방에 힘써온「구로의원」에서 의사·간호사로 일했던 회원들이 의원단위의 산재상담에서 탈피, 조사·연구·교육사업 등으로 산재추방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모임으로 발전시켰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 김은회씨( 35·간호사)는『산재는 피해당사자인 노동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정부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할 사회적 과제』라며『노건연은 산재의 현실을 올바르게 알리며 그 해결을 위해 관련당사자들에게 조직적 활동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건연은 그동안 전국노조간부교육·산업안전보건활동 실무자를 위한 강좌와 세미나 등의 교육활동은 물론 89년 금속연맹 노동자의 유기용제중독 실태조사를 비롯해 해마다 2∼3회의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은 바쁜 시간을 틈내『산업재해와 직업병』(1989),『알기 쉬운 산업안전보건법』(1991),『노동자건강의 사회적 보장』(1991)등의 서적출판에도 힘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엔 일반직장인등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건강상식을 읽기 쉽게 묶은『주머니속의 진료실』을 내놓고 사람들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대표 김씨는『직업병관리와 직업병 인정기준의 문제점 개선운동을 벌여나가는 것은 물론 산업종합보건센터 건립추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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