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 어항은 훌륭한 학습장"|초등과학정보센터 교실마다 설치 캠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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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저 피라미들 헤엄치는 것 좀 봐, 번개같이 빠르지?』
『예. 그런데 선생님, 저 고기는 입에서 거품을 내고 있어요.』
『그건 버들붕어야. 거품으로 둥지를 만든 뒤 부화하는 습성이 있지.』
지난 주말 서울 구산국교5학년7반의 휴식시간.
어항 앞에 몰려든 학생들은 김독영 교사(34)의 설명을 들으랴, 10여종의 민물고기들의 빠른 움직임들을 쫓느랴, 바쁜 모습이었다.
『열대어는 자주 봐 싫증이 나요. 하지만 민물고기들은 모양도 예쁘고 동작도 잽싸 아무리 봐도 물리지 않아요.』
이 학급 박윤정양(11)은『수업만 끝나면 어항 앞에 애들이 몰려 요즘엔 4명씩 돌아가며 관찰키로 약속했다』고 전한다. 이처럼 우리 민물고기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은 대단하다.
하지만 박양의 학급처럼 민물고기를 직접 기르며 교육에 활용하는 학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
최근 김 교사 등 과학교육에 관심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초등교육 정보센터(회장 박종규 (723)3414)는 몇 년째 학교에서 민물고기를 키우자는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올해도 5월말부터 전국의 국민학교·가정을 대상으로 민물고기 기르기 캠페인을 벌이며 2백50여 회원들은 여름방학을 이용, 강원도 철원 근교 하천에서 고기잡이캠프를 연다.
이 캠프에 참가하는 어린이들과 교사들은 함께 멱을 감고 고기를 채집하며 자연학습의 산 교육장을 꾸미게 된다. 잡은 고기는 학교에 기증, 사육토록 한다.
3년 전부터 초등과학정보센터와 공동으로 민물고기전시회를 갖고 가정·학교에 민물고기 수족관 설치 운동을 벌여온 최기철 박사(83·서울대 명예교수)는『우리 민물고기는 열대어와 달리 적응력이 강해 기르기 쉬운데다 어린이들이 사육과정에서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맑은 물의 귀중함을 체험할 수 있어 자연학습교재로 최적』이라고 말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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