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풍물 모임 「황소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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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우리 농촌 문화를 이해하고 축협 활동에 보탬이 되고자 풍물패를 만들었습니다.』
농촌에 뿌리를 둔 축협 이미지에 걸맞게 축협 중앙회 직원 20명이 모여 만든 풍물 동호회 황소패 (단장 박상만 조사부 축산관측과 대리).
황소패는 91년 정식 결성돼 그 역사는 일천하다. 그러나 결성 이후 3년여의 활동은 직장 동호인 모임 치고는 눈부시다. 황소패는 제도권 시위로는 최대 규모였던 92년6월 여의도「축산물 수입 개방 저지를 위한 농민 시위」에 참가, 양축 농민들의 결의를 한데 집결하는데 대단한 활약을 했다.
본래 풍물패는 80년대 대학가 시위 때마다 단골로 출연, 기성세대로부터 다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것이 사실. 따라서 대학가에서는 활성화돼 있지만 일반직장에서는 노조 산하의 모임이 있을 뿐 사측의 지원을 받는 동호인 모임으로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축협은 직원 다수가 농촌 출신인데다 임원들의 이해에 힘입어 큰 어려움 없이 탄생하게 됐다 .
『풍물은 그 운동량도 대단합니다. 30분 정도 풍물을 치다보면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습니다.』
상쇠이자 이 모임에서 가락 지도를 맞고 있는 고길훈씨 (28·전산실)는 다른 어떤 레저스포츠보다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말한다. 풍물 모임은 또한 혼자서는 제대로 흥을 낼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함께 모여야만 그 가락을 맞출 수 있어 팀웍이 생명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황소패는 회원들 상호간 눈짓만 봐도 그 마음을 읽을 만큼 친화·단결돼 있다.
『농·축산물의 수입 개방으로 농촌이 위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도시와 농촌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더욱 신명나는 농촌을 만들어야지요.』
단장 박씨는 축협 임직원에게는 바람직한 직장 문화를 보여주고 양축 농민들에게는 미력이나마 봉사하는 모임으로 황소패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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