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작은 거인」전병관의 적수는 없었다.
서울의 문화체육관을 연상케 하는 국제경기장으로는 초라한(?) 상하이 자베이 체육관에는 40여명의 동원된 듯한 학생들이 파이팅이라는 뜻의 중국어인『짜이유』를 외쳐댈 뿐 관중석은 썰렁한 편.
전병관은 이미 인상 첫번째 시기를 1백25㎏으로 시작, 상대 선수들의 기를 죽여놓았다.
은메달을 딴 북한의 노현일은 1백20㎏에서, 동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이케하다히로시는 1백17.5㎏에서 1차시기를 시작한 것.
전은 3차 시기에서 1백35㎏을 들어 이미 2위와의 차이를 5㎏이나 벌려놓았다. 용상 1차시기에서 또 다시 북한의 노현일보다 5㎏이 많은 1백60㎏을 성공시킨 전은 2, 3차 시기에서 1백65㎏에 도전했다 실패했으나 금메달은 확정적. 그리고 마침내 좌측에 북한을, 그리고 우측에 일본을 거느린 태극기가 자베이 체육관 천장을 향해 오르고 상하이에서 첫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경기가 끝난 후 전병관은 내외신 기자 및 관계자들 앞에 당당히 밝혔다.
『앞으로 연습기록을 보아가면서 체급 조정을 할 생각이다. 중국의 류슈빈을 비롯,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니콜라이 정도가 라이벌이라고 생각되는데 결코 피할 생각은 없다』고.
또 중국제 경기용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중국기자에게 대답했다.
『바(BAR)가 미끄럽지 않고 손에 잘 잡힌다. 또 그만하면 탄력성도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바와 무게판이 완전하게 고정되지 않는 것 같다』고 의연하게 칭찬과 충고를 덧붙였다.
그리고 우승을 축하하는 많은 아시아 역도계 임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계속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전은 이미「한국에서만의 작은 거인」이 아니었다.【상해=김인곤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