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또 유혈충돌 우려/극우파 오늘 대규모시위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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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승기념일… “10만이상 참가”/「대통령 권한축소」헌법안도 마련
【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러시아 의회가 보리스옐친 대통령의 대통령 권한강화 헌법초안에 맞서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헌법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민족주의 단체들이 9일 승전기념일을 맞아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수백명이 부상한 지난 1일의 노동절 시위에 이어 다시 시위대와 진압경찰의 유혈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장교동맹·자유민주당 등 민족주의 단체들은 7일 승전기념일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이번 집회에는 노동절 시위때보다 훨씬많은 1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시의 한 당국자는 『경찰이 과격분자들이 시위에 사용할 각목과 화염병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은 이날 모스크바발 기사에서 의회내 보수파가 중심이 돼 작성한 헌법초안이 ▲대통령이 총리이하 전각료를 임면할 때 의회 양원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대통령이 직무수행 불능상태에 빠졌을 때는 이를 대행할 수 있는 부통령제를 현행대로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만간 공표될 것으로 알려진 이 초안은 또 ▲대통령은 의회 해산이나 소급해서 의회선거를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 못하도록 하고 ▲국민투표 실시여부 결정은 의회만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옐친대통령측 초안에 규정된 핵심적 대통령 권한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의회는 이 헌법안을 각 공화국·지방자치단체와의 의견조정을 거친 다음 오는 11월7일 인민대표대회를 소집,채택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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