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보면 마음도 맑아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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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30분 서울 여의도한강고수부지에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천문대가 4월 과학의 달을 보내며 주최한 천문우주행사 「별의 축제 93」이 우주소년단의 축하로 첫 발사를 시작으로 펼쳐졌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한국아마추어전문학회 등 일반동호회 9개 단체를 비롯해 11개 대학동호회와 초·중·고 모임 등 모두 50여개 단체에서 2백여명의 회원들이 천체망원경 60여대를 설치하면서 하늘을 향해 간절한 기도를 올렸으나 무심한 하늘은 점점 더 굵은 비를 뿌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박홍서 전문대장은『올해는 국내 천문학계 사상 최대경사인 초신성관측으로 그 동안 위축됐던 천문학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도 『이번 행사를 국민들에게 초신성관측에 이어 천체우주를 알릴 수 있는 계기로 마련하려고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한국아마추어전문학회 김한철 회장(68)이 임시 천막 안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사람은 마음의 눈을 통해 구름 밖의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는 개회사를 하면서 열기는 뜨거워졌다.
오후 8시를 넘어서면서 빗줄기가 그치자 천문관련 회원을 포함해 1천여명의 청소년들이 몰리면서 어둠이 깔린 11시까지 마음속의 별을 관측하려는 청소년들로 행사장은 북새통을 이루면서 활기를 띠었다.
한양대 팀의 천막 안에서 천체망원경을 보면서 별자리얘기를 들려주는 서울 성보중 천문반 지도교사 박명득씨(36·물상)는 『입시에 찌든 아이들에게 직접 별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아 함께 오지 못한 아이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행사는 구름 때문에 천체관측은 할 수 없었지만 천문다큐멘터리 상영과 각 대학동호회의 천체망원경 전시회·설명회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컴퓨터화면을 통해 오리온 성운을 보던 서울과학고천문모임 「블랙홀」회원인 전은채군(16)도 『하늘에 수 놓여 있는 아름다운 별들을 보면 마음도 맑아져 좋다』면서도 『그러나 천문관측은 직업으로보다는 아마추어로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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