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봉제로는 IB분야에서 성공할 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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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산업은행이 이르면 내년 연봉제를 전면 도입한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26일 서울 IB포럼 창립식에서 “능력과 무관하게 오래 근무할수록 더 많은 연봉을 받는 호봉제로는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직무 난이도와 업무 기여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연봉을 받는 연봉제를 노사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모든 직원에게 확대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현재 1~2급(부장·팀장급)만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경영혁신 방안에 따르면 올해는 3급까지, 2010년에 전면적으로 연봉제를 확대·도입할 계획이었다. 현재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기는 하지만 차등 폭이 크지 않아 우수한 인재를 유인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산업은행의 판단이다.

 연봉제가 전면 도입되면 성과가 좋은 직원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인센티브를 받고, 비교적 쉬운 업무를 하거나 성과가 안 좋은 직원의 경우 현재 받는 연봉보다 깎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거액의 연봉을 주고 외국 유명 IB에서 인력을 영입하기도 보다 수월해진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진의 의지는 전부터 강경했지만 결국 노조가 동의해 주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러나 노조도 최근의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달라지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또 연내에 자회사인 대우증권과의 인력교류도 법적검토를 거쳐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교류를 하려면 한 곳에서 퇴사한 뒤 재입사하는 형식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관점에서 시범적으로라도 인력 교류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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