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우송료 너무 비싸다|통신판매 수요 늘어도 확산 걸림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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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한 북클럽이나 퍼스널컴퓨터를 이용한 도서구매등 도서의 통신판매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도서우송료가 너무 비싸 도서문화의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서점이 대도시에 집중돼 있는 경우 도서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서도 통신판매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책값의 4분의1까지 소요되는 비용으로인해 실제 이용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 2월 개정돼 시행되고있는 우편요금제도에 따르면 도서는 농산물종자·상품견본등과같이 통상우편물 제4종으로 분류돼있어 1백g마다 80원의 우편요금을 물어야 한다. 이에따라책 1권에 4백∼5백원이 소요되나 평균분실률 6∼7%를 감안, 등기로 부칠경우 9백∼9백50원이 드는 실정이다.
현재 교보문고는 회원들에게 도서정보를 제공하고 원하는 책을 우송해주는 「북클럽」회원1만여명을 확보하고 있으나 우편요금을 주문자 부담으로하고 있어 통신판매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교보문고 김재준기획과장은 『지방에서 우편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우송료가 너무 비싸 이용은 저조한 편』이라며 『전체 매출에서 통신판매 비중이 1∼2%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세계사·범우사·창작과비평등 출판사들도 고정독자확보를 위해 독서회원제및 퍼스널 컴퓨터를 통한 통신판매를 실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역시 비싼 우편료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부터 퍼스널 컴퓨터를 통한 주문에 응하고 있는 김영사의 박은주사장은 『월평균 1백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나 회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우송료가 너무 비싸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포장과 담당직원 배치등 모든 비용을 감안하면 책값의 25%까지 소요된다』고 밝혔다.
월 4회이상 발행되는 신문·통신·관보등은 제3종 가급으로 분류돼 1백g까지 50원, 20g 초과마다 10원을 물고 있으며 월 1회이상 발행되는 정기간행물은 제3종 나급으로 1백g마다 60원을 지급하고있다. 출판계는 도서가 적어도 제3종 나급으로는 취급되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출판계의 여론에 따라 문화체육부는 체신부등과 협의, 도서의 우편요금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체신부에서는 적자를 이유로 도서의 우송료 인하에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체신부 우정국 안효원기획과장은 『지난해의 경우 우정분야 적자가 1천8백여억원이나 됐다』며 『우편요금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싸게 책정돼 있는 실정이어서 도서의 경우라해서 값을 낮춰줄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도서의 우송료 인하는 체신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정책적인 고려가 뒤따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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