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도 '학력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영화 '디 워'의 개봉을 앞두고 학력 논란에 휘말린 심형래(사진) 감독이 25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대 식품공학과 졸업으로 알려진 데 대해 "와전된 내용을 일일이 바로잡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실린 심씨의 학력이 발단이 됐다. 심씨가 고대 식품공학과와 대학원을 나온 것으로 실렸다. 일부 네티즌이 문제를 제기했다. 고대 교우회 홈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을 검색할 수 없다는 것. 또 99년 펴낸 자전적 에세이 '심형래의 진짜 신나는 도전'의 본문에도 고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얘기가 나온다.

다음은 심씨와 일문일답.

-학력은.

"77년 고교를 졸업하고 고대 식량개발대학원 식품가공과를 갔다. 취직이 잘된다고 하고, 기간도 1년으로 짧았다. 이후 군대를 갔다와서 개그맨이 된 지 7개월 만에 스타가 됐다. 인기라는 게 그렇다. 학교 갈 시간도, 필요도 없었다."

-그동안 각종 보도와 저서에 식품공학과로 소개됐는데.

"식품가공과라고 얘기했는데 유명하지 않으니까 와전된 것이다. 식품영양학과로 나올 수도 있고. 식량개발대학원 식품가공과라는 긴 이름으로 일일이 바로잡을 수가 없었다. 식품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영화를 하면서는 너무 힘들고 정신이 없었다. "

-2000년 개그 프로의 고대 특집에 출연했는데.

"참 부담이 갔다. 학교를 다녔지만. 내가 다닌 게 안암동이 아니다. 정릉에 있던 분교였고, 실험할 때만 안암동에 갔다. 적성에도 안 맞았다. 그래서 더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 프로는 지금은 작고하신 동문회장님 요청으로 사회를 봤다. 최고위과정을 마쳤을 때다."

-고대 출신이라는 것으로 도움받은 일이 있나.

"내가 좋은 학교 나와서, 똑똑해서 이 일을 한다고 한 적이 없다. '영구'니까, 바보니까 이런 일을 한다고 했지. 이유야 어찌 됐건 착각하신 분들께 죄송하다."

그는 통화 말미에 혼잣말처럼 "지금부터 무학이라고 해야 하나, 고졸로 해야 하나"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제가 만든 영화가 미국에 개봉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게 뭐냐, 이게…. 식품가공과 나온 게 죄송합니다."

한편 고대 관계자는 심씨에 대해 "식품공학과 졸업자 명단에는 없다"며 "77년 식량개발대학원에서 1년 과정의 농업기술연수과정과 93년 6개월 과정의 생명환경 최고위 과정을 마쳤다"고 말했다. 고대 교우회 관계자는 "최고위과정을 마친 심씨도 동문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이트의 인물정보는 이 날 수정됐다.

이후남.강기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