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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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화창한 봄날씨와 함께 이사철이 시작됐다. 주택가 여기저기서 이삿짐 나르기가 한창이다. 이사란 원래 신경쓰이고 힘든 일이지만 특히 아직 자기집이 없어 월세나 전세살이를 옮겨다니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이런 떠돌이 신세를 면하나』하고 한숨이 절로 나올 것이다.
집없는 사람이 자기집을 장만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그리고 그때까지는 몇 번이나 이사를 다니게 될까.
9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내집마련에 소요되는 기간은 결혼후 평균 9년l개월이다. 5년전인 87년에는 평균 8년5개월이 걸렸으므로 갈수록 내집장만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도시지역이 평균 8년7개월, 시골지역이 평균 10년1개월이다.
주택값이 비싼 도시지역의 집 장만기간이 그렇지 않은 시골지역보다 더 짧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시골일 경우 그만큼 부모를 모시다가 분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전부터 집이 있었다는「행복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결혼 후 집을 장만한 사람들(전체의 80·1%) 가운데는 10∼14년 걸린 경우가 21·8%로 가장 많았으며 2O년이상 걸렸다는 사람도 10·6%나 됐으나 1년이내도 11·4%에 이르는 등 격차가 컸다.
자기집을 처음 마련하기까지 이사횟수는 평균 3·4회다. 지역별로 보면 도시지역이 4·2회로 시골지역 (1·9회)에 비해 휠씬 잦았다.
횟수별로 나눠보면 한번도 이사하지 않은 경우가 21·6%, 1∼2번이 27·5%, 3∼4번이 21· 1%등이며 7번이상도 16·8%나 됐다.
7번이상 이사한 사람의 비율을 보면 도시지역이 22·1%인 반면 시골지역은 6·3%에 그쳐 역시 집에 관한 한 도시살이가 더 고달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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