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중국발 인플레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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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구촌에 중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 “중국이 이제는 ‘인플레이션 수출’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값싼 물건을 대량 생산해 세계 각국에 수출, 물가를 안정시켜 온 중국의 역할이 사라지고 각국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중국의 물가는 6월에 4.4% 올라 이미 목표치인 3%를 뛰어넘었다. 실제 물가상승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높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 아스테레스사 관계자는 “연 11∼12% 성장하는 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이 4%대라는 것은 믿기 어렵다. 실제 물가상승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물가상승이 당장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물가상승은 임금인상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수출 제품의 가격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기에 나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중국 물가상승이 수출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데 6개월∼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유럽연합(EU)이 중국 제품의 안전성을 거론하며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 다른 나라 제품이 대신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중국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골드먼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짐 오넬은 “중국 제품 값이 오르면 기업들이 베트남·방글라데시처럼 더욱 싼 노동력을 가진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것”이라며 “중국발 인플레이션은 기우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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