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명단」 괴문서 유포/육사출신 백34명/“36기까지 가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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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사불만 장난” “하나회제거 공작” 추측 난무
군단장·사단장급 인사를 목전에 두고 육군이 또 「하나회」바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육사20기부터 36기까지 아직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하나회」 회원의 명단을 담은 괴문서가 최근 군인아파트에 대량 살포돼 군수사기관이 내사하고 있다.
하나회 괴문서는 지난 4일 아침 출근무렵 서울 동빙고동 군인아파트 단지내 우편함과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의 윈드쉴드에 대량으로 꽂혀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문서는 16절지 크기에 20기(중장급)부터 36기(중령급)까지의 기수별 하나회 대표와 회원 등 모두 1백34명(전역 및 사망자 8명 포함)의 명단을 타자기로 찍어 복사한 것이었다.
이 문서는 출근하는 장교들이 가져와 국방부와 합참에 즉각 퍼졌으며 다시 복사되어 곧 육군본부와 전·후방부에까지 전달되어 또다시 파문이 확대된 것.
정규 육사1기를 자처하는 육사11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육군내 비밀 사조직인 하나회는 73년 이른바 윤필용사건 당시 육사11∼20기의 회원 명단이 드러나 처벌받은바 있고 그후 육사26기까지의 명단이 일부 보도되기는 했으나 이번엔 36기까지의 명단이 공개돼 하나회가 상당히 하급장교까지 확산되어 있었다는 소문을 뒷받침한 것이다.
육군 지휘부는 이에 따라 지난주초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괴문서의 출처 및 살포자를 색출토록 육군 헌병대에 지시하는 한편 ▲육사27∼36기에도 실제 하나회가 구성됐었는지의 여부 ▲문서에 포함된 이른바 하나회 명단의 사실여부도 확인 조하토록 했으나 일부 반발 등을 고려,하나회 회원에 대한 별도조사는 않기로 했다.
이 괴문서의 출처를 놓고 군내에서는 갖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는데 ▲27기이하로 연말에 장성 또는 대령 진급을 앞둔 비하나회 출신의 소행일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나돌고 있으나 ▲명단이 주로 현역을 목표로 하고 있고,상당히 대담하게 살포된 점으로 미뤄 하나회 거세작전의 일환이 아니냐는 추측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 괴문서에 나타난 기수별 하나회회원은 ▲20기 8명(2명 전역,1명 사망) ▲21기 7명(2명 전역) ▲22기 8명(2명 전역) ▲23기 7명 ▲24기 7명 ▲25기 10명(1명 전역) ▲26기 8명 ▲27기 8명 ▲28기 9명 ▲29기 9명 ▲30기 9명 ▲31기 7명 ▲32기 11명 ▲33기 11명 ▲34기 8명 ▲35기 8명 ▲36기 7명 등이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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