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수출증대 「약효」떨어진다/동남아 진출 일기업 「우회수출」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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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직거래 대신 활용… 비용절감/가격외 경쟁력 높여 대응도/대외경제연 분석
일본의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우리나라 수출이 늘어난다고 좋아하던 시절은 이제 지나간 것 같다.
과거에는 엔화가 평가절상되면 우리나라 수출은 호조를 보여 이에따라 무역수지가 눈에 띄게 개선됐으나 최근들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에 진출한 일본 현지기업 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고있고,일본 상품들이 독자적인 기술 및 상품개발을 통해 엔고에 의한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에서 잘 팔리는 경쟁력을 갖추면서 예전과 같은 엔고에 의한 우리의 수출증대 효과는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일본 환율정책의 방향과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김종만연구원)이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이 아세안 등 세계 각국에 세운 현지공장의 생산규모는 89년 1천3백30억달러에서 90년 1천5백36억달러로 해마다 큰폭으로 늘고 있으며 엔화절상으로 인해 일본으로부터의 직수출이 어려워질 경우 이들 현지공장 제품의 우회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지공장 생산에 필요한 중간제품의 절반 이상을 일본에서 구입,엔고에 구애받지 않는 확실한 수출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일본제품 등은 끊임없는 기술 및 상품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엔화강세로 인해 수출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출물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91회계연도(4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일본의 수출(통관기준)은 전년도에 비해 2백40억달러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74%인 1백78억달러가 수출품 가격상승에 의한 것이었고 지난해 4∼12월 수출증가분(전년동기비) 1백91억달러도 전적으로 가격상승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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