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 불신임받아도 대통령직 계속보유”/옐친 크렘린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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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모스크바·AP·AFP·로이터=연합】 러시아 보혁대결의 향방을 가름할 국민투표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리스 옐친대통령과 루슬란 하스불라토프최고회의의장은 각각 국민투표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켐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9일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주요 언론사 대표들에 행한 연설을 통해 오는 25일 실시될 국민투표에서 자신이 신임획득에 실패할 경우 조기선거에 응할 용의는 있으나 선거때까지 대통령직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혀,이번 국민투표에서 자신의 신임을 걸고 패배시 사임하겠다고 밝혀온 태도를 철회했다.
그는 그러나 신임획득에 성공하고 총선실시문항이 통과될 경우에는 이를 의회의 권력상실로 규정,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친대통령은 또 자신이 물러나면 극단세력들이 집권,「전세계가 전율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휘발유값과 모스크바시 국유아파트 임대료를 인상키로 한 최근 결정을 철회하고 이를 입안한 관리들을 처벌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하스불라토프의장은 2천여명의 지방자체단체 대표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개혁을 틈타 부를 축적한 신생재벌들이 현정부와 결탁,중앙권력구조의 바탕을 형성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번 국민투표에서 옐친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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