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주2회 편성 안하면 KBS 가겠다” MBC “당초 구두약속 변경은 어렵다” 난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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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MBC-TV가 봄철프로그램 개편과 함께 14일부터 방송키로 한 토크쇼『수요스페셜』이 진행자인 가수 조영남이 돌연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출연을 거부하고 있는 바람에 프로그램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뿐만아니라 조영남은 자신이 제시한 조건들이 받아들여지지않을 경우 전부터 출연 교섭이있는 KBS로 옮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조영남을 가운데 둔 양 방송사의 팽팽한 신경전이 불만하게 됐다.
조영남이 MBC측에 요구하고 있는 조건은 현재 주 1회로 예정된 방송횟수를 2회이상으로 늘려달라는 것.
현재 SBS의『주병진 쇼』가 주 2회, KBS의『밤으로가는 쇼』가 주 3회인데 수요일밤 1회 편성으로는 승산이 없다는게 조영남의 주장이다.
연예인들은『조영남이 KBS측으로부터「밤으로 가는 쇼」와 별도로「조영남 토크쇼」의주 2회이상 진행을 구두로 약속받은 상태에서 MBC측에 방송횟수를 늘려달라는 것은 진행 빈도에 따라 개런티가 결정되는 토크쇼 진헹자로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MBC측은『조영남은 3일까지 제작진들과 프로그램의 포맷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정도로 우리측의 조건에 별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봄철프로그램 개편이 정식발표된 6일 아침 갑자기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출연읕 거부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인 신의의 문제가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MBC는 조영남의 조건을 받아들이려면 이미 발표한 봄철프로그램 개편의 편성을 다시 한번 뒤집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조영남이 이렇게 MBC측과 얼굴을 붉혀가며 때늦은 요구를 하게 된 것은 양 방송사의 출연교섭 시점이 기묘하게 엇갈렸기 때문.
조영남은 석달전부터 이미『노영심의 작은 음악회』연술자인 박혜선PD와 구두로 토크쇼 진행을 약속하고 KBS내에서도 이에대한 준비가 진행됐으나 홍두표 신임사장의 취임으로 모든 제작계획이 일단 보류되는 바람에『조영남 토크쇼』신실 자체가 무산되는 둣했다.
이 사이 MBC에서 조영남의 출연승낙을 받아내고 이 사실이 KBS측에 알려지자 MBC보다 먼저 구두 약속을 받아낸 KBS가 3주전부터 다시 조영남에게 본격 출연교섭을 하게 된것.
조영남은 현재 주 2회이상의 진행을 약속하고 있는 KBS에 마음이 끌리나 MBC측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면MBC에만 출연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MBC측이 그의요구를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어느쪽으로 가든 구두약속을 파기했다는 원성을 면키 어려울것』이라는게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구두약속으로 실질적인 출연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는 풍토에서 조영남이 KBS측과의 약속을 어기고 MBC에 출연승낙을 한것이나 지금와서 다시 MBC의『수요스페셜』을 펑크내고 KBS로 가는 것은 신뢰성이 없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대해 조영남은『방송사와 연예인의 구두계약이 방송사 사정으로 일방적으로 파기되는 일이 있어도 여기에 대한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게 현실이다. 한마디로 구두제약은 방송사에 편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구두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대해 왜 연예인만 욕을 먹어야하느냐』고 항변한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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