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엔화 강세 덕분 선주발길 밀물/선주 수주 6배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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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중국과 첫 대형계약
세계 최대 조선국인 일본과 거대한 잠재시장인 중국이 우리나라에 대형선박을 잇따라 발주해 조선업계에 낭보가 되고있다.
엔고로 인해 세계의 선주들이 일본 주문물량을 우리나라로 돌리는 추세가 나타나 1·4분기중 조선수주가 전년동기보다 6배 늘어나는 호조를 보여 조선불황의 탈출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쇼와사는 지난 2월 현대중공업에 14만8천t급 벌크선 1척을 발주했고,일본우선도 지난달 삼성중공업에 15만t급 벌크선을 발주했다.
일본 선박회사가 한국조선소에 대형선박을 주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현상은 엔화의 지속적인 가치상승으로 일본 조선소에 발주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와 삼성은 이들 선박을 각각 4천4백만달러·4천5백만달러선에 수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값은 경쟁 일본업체가 제시한 것보다 상당히 낮았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중국 국영 시노트란스사와 8천만달러 상당의 대형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중국으로부터의 첫 선박수주를 기록했다.
조선업계는 일본 및 중국으로부터의 선박수주를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도 수주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업계는 지난해 이후 도크공백을 우려할 정도로 수주부진에 시달려 왔으나 올들어 1·4분기에는 30척 1백79만t을 수주하는 활기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6백42%나 늘어난 것이며 해외 선주들이 주문처를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다만 1·4분기중 수주잔량은 전년동기의 83% 수준이어서 아직 호황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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