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홍의원 홈페이지에 北서 공개 반박 글

중앙일보

입력

"도박사이트 통해 南자금 北유출" 주장에 北운영사 "사실과 다르다" 공개사과 요구

한국 국회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북한 회사가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글을 올렸다. 북측이 남측 국회의원의 사이트에 글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은 5일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인 '할 말이 있어요'라는 코너에서 북한 측이 항의문을 올렸다고 밝혔다. 글을 올린 당사자는 평양에 서버를 두고 인터넷 게임사이트를 관리.운영하고 있는 조선복권합영회사(www.jupae.com)

북한의 조선복권합영회사가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의 홈페이지 '할말이 있어요'라는 게시판에 올린 항의문.

朴의원은 지난해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통해 남측 자금이 북측에 흘러들어 갔다"고 주장했었다. 이와 관련, 조선복권합영회사 측은 이날 朴의원의 홈페이지에 올린 항의문에서 "박원홍 의원은 매달 40만달러, 연간 5백만달러 이상이 우리 사이트로 입금된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사이트의 월간 평균 입금액은 4만달러가 되지 않고, 매출이익도 1만달러에 못 미치는 적자"라며 "어떤 근거로 그런 산출이 나왔는지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북측은 또 "잘못을 인정하고 합리적 제안을 하는 것이 옳다"면서 "그러나 잘못된 정보로 남북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朴의원은 "발신지를 추적한 결과 조선복권합영회사 홈페이지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실려 있는 점으로 미뤄 북측이 올린 것이 맞다"면서 자신의 국정감사 때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남쪽 사람들이 북한에 도박자금을 보내는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북한은 인터넷을 화해 협력을 위한 건전한 방향으로 이용하길 촉구한다"고 반박했다.

2002년 3월 사이트를 개설한 조선복권합영회사는 남한의 ㈜훈넷과 북한의 조선장생무역총회사가 합영해 만든 회사로, 복권을 위주로 바둑.카드게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고수석.이가영 기자ssk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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