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국민의 정치불신/이석구 동경 특파원(취재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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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국민의 70.1%는 민의가 국정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생각,정치를 크게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일본 총리부가 발표한 「사회의식에 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같은 정치불신수치는 지난 82년이후 가장높은 것이다. 이는 운송회사 도쿄사가와규빈(동경좌천급편)의 불법정치헌금,폭련단체와 정치가의 결탁,가네마루 신(금환신) 전자민당 부총재의 탈세 등 잇따른 정치스캔들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경기침체 등으로 조사대상자의 44.3%가 일본이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일본총리부가 지난해 12월부터 20세이상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해 나온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민의가 국정에 어느 정도 반영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9.3%가 『그다지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20.8%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고 대답해 70%이상이 정치를 극도로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잘 반영되고 있다』는 3.0%,『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는 20.5%로 23.5%만이 민의가 정치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지난번 조사때보다 9.1% 낮은 수치다.
『어떻게 하면 민의가 국정에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정치가가 국민의 소리를 잘 들을 경우』(28.8%)가 『국민이 선거때 자각해서 투표해야 한다』(21.9%)보다 높아 정치에 소극적인 일본국민들의 태도를 보여주었다.
일본이 나가는 방향에 대해 나쁜 방향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4.3%로 지난번 조사때보다 8.8%포인트가 높았다. 반면 『좋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지난번 조사때보다 8.7%가 감소한 31.4%로,83년이후 처음 『나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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