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 시큰둥하는 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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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체로 딸들은 아빠를 지나칠 정도로 좋아한다는데 세살짜리 우리 딸은 웬일일까요. 남편은 딸과 친해지려고 여러모로 애쓰는데도 딸은 도대체 아빠를 따르거나 좋아하는 눈치가 아닙니다. 그게 꽤나 서운해 집에 돌아오는 것도 시큰둥한지 남편의 퇴근시간마저 점점 늦어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전미숙·인천 송현동>

<답>귀여운 딸이 아빠를 따르지 않는다니 아빠가 얼마나 서운해 할지 짐작이 갑니다. 그러나 딸과 친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어린이와 친해지려면 처음부터 적극적이고 인위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자연스럽고 점차적인 접근방법이 좋습니다. 그래야 어린이가 경계심을 잃으키지 않으니까요.
또 어린이와 가까워지려면 어른 중심이 아니라 어린이의 입장과 기분상태를 잘 고려해야 합니다. 만일 피곤해서 금방 잠든 모습이 귀엽다고 아빠가 뽀뽀해주는 바람에 어린이가 잠에서 깼다면 아빠는 짜증나게 하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지요. 어린이와 친해지고 싶더라도 그 방법이 서툴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쉬우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자신의 욕구와 기분을 잘 헤아려주는 사람을 잘 따르게 마련입니다. 우선 어린이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부드럽고 잔잔한 미소를 건네보세요. 아빠의 눈에 사랑이 담겨있다는 것을 여러차례 확인하노라면 어린이도 서서히 아빠와 가까워지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아빠에 대한 좋은 기억이 하나하나 쌓이게 되면 어느새 어린이는 아빠의 퇴근을 기다릴만큼 좋아하며 따르게 될 것입니다.【도움말=인간발달복지연구소 이주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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