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채 값이면 코스닥 경영권 인수?

중앙일보

입력

코스닥 기억의 경영권이 아파트 한채 값에 거래돼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와이정보(1,060원 60 +6.0%)통신의 최대주주인 동암파트너스(옛 에스와이캐피탈)은 지난 17일 보유 주식 59만주(감자 및 액면분할 후 주식수)와 경영권을 이정훈씨에게 매각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총 6억3720만원이다. 이는 수도권에서 30여평대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같은 거래는 에스와이정보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스와이정보의 전 대표이사인 이재전씨는 지난해 7월 지분 8.89%(318만주)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이 전 대표는 이후 회사 측에 알리지 않고 지분을 대거 처분, 한때는 지분 2.06%를 확보한 개인 투자자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이사 등의 대규모 횡령 사실이 발각됐다. 이 전 대표 등은 180억원에 이르는 회사돈을 횡령, 최근 1심에서 이 전 대표는 징역 2년6월, 구세현, 신용호 전 등기임원은 각각 3년, 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경영권이 안정되지 않은 틈을 타 동암파트너스가 지난 5월 지분 5.01%만을 확보, 최대주주가 됐으며 이씨는 이번에 그 물량을 그대로 넘겨 받아 경영권을 인수했다.

동암파트너스는 이씨에게 지분을 넘기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동암파트너스는 지난 5월 23일 에스와이정보 주식 236만주를 주당 269원에 장내매수했다. 총 매입가격은 6억3483만원으로 이씨에게 되팔 때 프리미엄을 거의 받지 않은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인수합병(M&A)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껍데기만 남은 회사들도 경영권이 수십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경영권 매각건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파트 값으로 상장사를 인수한 주인공은 30대 초중반의 현직 변호사로 확인됐다. 1974년 생인 이정훈 변호사는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다보상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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