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시리즈 판매 1000만부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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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과학학습만화 『Why?』시리즈(예림당)가 판매 1000만부를 돌파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000만부가 넘게 팔린 책은 『해리포터』시리즈(문학수첩),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나출판사)에 이어 『Why?』시리즈까지 셋 뿐이다. 2001년 7월 첫 출간한 『Why?』시리즈는 현재 30권까지 나왔다. 프랑스·중국·태국·대만 등에 저작권을 팔았고, 인도네시아·일본과는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 책이 많이 팔린 비결은 과학 지식을 극적인 만화 스토리에 적절히 결합시켜 사주는 부모들과 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을 한꺼번에 잡았다는데 있다. 아이들은 주인공들의 모험 이야기에 빠져들고 부모들은 그 속에 담긴 과학 지식의 양에 안도한다. 세밀화·사진이 권 당 최대 150컷이나 들어갔을 정도로 정보가 많다. 폭력·선정적인 내용이나 비속어도 찾아보기 힘들다. 예림당 백광균 이사는 이를 두고 “부모를 의식한 전술”이란 표현을 썼다.

2000년대 들어 학습 만화의 질과 위상이 높아진 것도 『Why?』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Why?』시리즈의 ‘물리’‘로봇’‘화학’편을 집필한 만화가 조영선씨는 “과거에는 만화가들 사이에서 학습만화는 한 수 아래 장르로 여겼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단행본 만화시장이 무너지면서 만화가들이 대거 학습만화 쪽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홍승우의 『만화 21세기 키워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현세의 한국사 바로 보기』 등 스타 만화가를 내세운 학습만화가 줄을 이었다.

이 시리즈의 판매량은 2005년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총 판매량은 100만부에 불과했지만, 2005년 130만부, 2006년 480만부로 급속히 늘었고, 올들어서는 벌써 386만부가 팔렸다. 이를 두고 출판가에서는 “홈쇼핑의 힘”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떠돈다. 2004년 4월부터 CJ 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 지난해 매출의 절반 가량을 홈쇼핑에서 올렸다. 하지만 예림당 측은 “시리즈 권 수가 늘어나고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판매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사 측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000만부 판매 기념행사를 열고, 장애인 단체와 보육원 등에 『Why?』시리즈 1000 세트를 기증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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