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브랜드 '동생' 속속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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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명품(accessable luxury)을 지향한다-'.

명품 브랜드보다 싸면서도 나름대로 차별화된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해외 수입 브랜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일명 '세컨드 라인','브리지 라인'이라 불리는 제품들이다.

원래 세컨드 라인은 최상급 명품 브랜드보다 젊은 층을 겨냥해서 만든 동생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마크제이콥스의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나 프라다의 '미우미우'등이 그것이다. 미국의 유명 패션브랜드 '도나 카란'의 세컨드 브랜드인 'DKNY' 역시 고가인 도나 카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것이다. 이 외에도 '로베르나 카발리'의 '저스트 카발리', 막스마라의 '막스&Co'등이 세컨드 브랜드에 속한다. 브리지 라인은 최고가 명품 브랜드와 대중적인 중저가 브랜드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브랜드를 일컫는다. 중고가 수입 브랜드인 '쿠스토바르셀로나''망고''폴앤조''모르간''바네사브루노''욥'등이 그것이다.

?어디서 구할 수 있나=지난 가을부터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 2층은 이들 수입 브랜드들의 전시장이 되다시피 했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가 빠진 자리는 'DKNY''바네사브루노''MCM컬렉션''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저스트 카발리''폴앤조'등으로 채워졌다.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도 지난해 가을 '비비안웨스트우드''안나수이''랄프로렌''마틴싯봉'등 5개의 수입 브랜드가 영업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 돌체앤가바나의 세컨드 브랜드인 'D&G'와 캘빈 클라인의 'CK'를 추가로 입점시킬 예정이다.

올 하반기 3천여평 규모의 대형 명품관 개장을 앞두고 있는 롯데백화점 역시 이들 브랜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월 강남점 매장을 4천여평 추가 개장하면서 이 중 9백90평가량을 수입 브랜드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여기에 '마르니''에밀리오 푸치''미우미우'등 20여개의 수입 브랜드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백화점의 전략=백화점들이 이처럼 수입 브랜드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일반 소비자들의 수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루이뷔통.샤넬.구찌.까르띠에 등 최고가 브랜드들이 국내 명품시장 형성에 성공하면서 비싸지는 않으면서 명품같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수입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루이뷔통의 2분의 1 가격에 불과한 미국의 잡화 브랜드 '코치'는 2년 만에 매장수를 9개로 늘리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비슷한 가격대의 '에트로'는 이탈리아 현지보다 국내에서 더 높은 인기를 끌면서 역으로 이탈리아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루이 까또즈'는 일반 잡화 브랜드와 비슷한 가격이면서도 '명품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순수 국내 브랜드다.

또 지난해 불경기로 많은 국내 브랜드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그 공백을 수입 브랜드가 메우고 있는 것도 수입 브랜드 활성화의 한 요인이다.

?의류업체도 적극적=제일모직은 지난해부터 일본의 유명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와 미국의 '케네스 콜'을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FnC코오롱은 '마크제이콥스'를, 코오롱패션은 '크리스챤 라크르와 옴므'을 지난해부터 수입 판매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서정미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입 브랜드의 진출이 두드러졌다"며 "이제 국내 시장은 세계 모든 패션 브랜드가 동시에 경쟁하는 글로벌 패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의류업체들도 적극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와 제품 개발 등을 통해 국제적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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