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동생도 마라톤 "꿈나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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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바르셀로나올릭픽 마라톤 우승의 영웅 황영조(황영조·23)의 동생도 세계제패를 꿈꾸는 마라톤 유망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황영조의 2남2녀 형제중 막내인 황영주(황영주·19·강릉 명륜고)는 형의 뒤를 이어 고교1년때부터 육상 장거리에 입문, 「제2의 황영조」를 꿈꾸며 경포대 모래밭을 내닫는 혹독한 겨울체력 훈련을 벌이고있다. 동생 영주는 삼척의 궁촌국교와 근덕중 1학년때까지는 도내를 대표하는 수영 꿈나무였다.
그러나 중2가 되면서 어머니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맏아들 영조가 고통속에 장거리 훈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박만자(박만자)씨는 『운동선수는 영조 하나로 족하다』 며 수영복을 뺏어 버린 것.
이후 공부에만 몰두하다 명륜고에 진학한 영주는 1학년때 형 영조의 적극 권유로 러닝화를 신게됐다.
황영조는 『동생이 체력·지구력·폐활량 등 마라톤 선수로서의 조건이 너무 완벽해 대성할 소질이 있어 권했다』면서『공부든 운동이든 누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패가 달라지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더구나 육상 지도교사 역시 황영조를 발굴해 키워낸 강희욱(강희욱·43·현 명륜고 체육주임교사)씨며, 황영조가 직접 스승을 찾아가 동생을 지도해 주도록 부탁까지 했다는 것.
강교사는 명륜고에만 천년째 봉직하면서 강원도내의 내로라 하는 마라톤 꿈나무들을 대부분 찾아내 기른 강원육상의 산 증인.
강교사의 지도를 받은 황영주는 곧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 입문하던 해인 91년 통일역전마라톤 등에서 소구간 1위를 휩쓰는 등 괴력을 나타냈다.
다만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음에도 육상입문 시기가 다소 늦어 스피드가 달린다는 점과 근성이 약하다는 것이 형 영조의 진단.
【강릉=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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