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북서 통로' 수역 미·캐나다 영유권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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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극 수역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캐나다와 미국 간에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하퍼 캐나다 연방 총리는 9일 "북극과 가까운 북서 통로(Northwest Passage) 수역에 새 항구를 만들고 그 주변에 6~8척의 순찰선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서 통로는 북미대륙 북부와 닿은 수역으로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에 있다. 하퍼 총리는 새 항구가 해군 훈련 기지와 상업적 목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극 수역을 보전하는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러자 미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윌킨스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는 "문제의 수역은 엄연히 공해(空海)"라며 하퍼 총리의 발언을 비난했다.

양국이 얼음으로 덮인 이 수역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막대한 자원 때문이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미개발 석유.가스 매장량의 25%가 이곳에 묻혀 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로 이 수역의 얼음이 녹아 대서양과 태평양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바닷길이 열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이 수역은 여름에 잠깐 동안만 항해가 가능하지만 얼음이 더 녹을 경우 상시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항로는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아시아~유럽 간 현행 노선을 약 4000㎞ 단축할 수 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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