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초대관구장 김성수 주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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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고 축복이라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감당키 어려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19일 열린 대한성공회 전국의회총회에서 새 관구헌장에 따라 초대관구장으로 선출된 김성수 주교(63). 투표 없이 전국 의회의원들의 기립박수에 의해 만장일치로 관구장에 선출된 그는 앞으로 2년의 임기동안 세계성공회가 실전중인 「복음화10년」운동의 활성화와 교회일치운동, 한반도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력운동 등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대한성공회가 선교 1백3년만에 독립된 관구가 된 만큼 이미 참여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아시아교회협의회와의 관계를 보다 강화하고 세계교회협의회(WCC)에도 조속한 시일 내에 절차를 밟아 가입하겠습니다.』
그는 특히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해 임기 중 일본·홍콩·중국 등지의 성공회 또는 교회조직과 연합하는 동북아성공회협의회를 창설, 교회가 이 문제에 일정하게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동북아성공회 협의회 창설문제는 이미 90년의 동북아협의회에서도 제기된바 있는데 오는 4월16일 관구장 취임식 참석 차 서울에 오는 중국기독교협회 정광훈 주교, 일본성공회의장 기가와다 주교, 홍콩성공회의장존 퀑 주교 등과 창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을 협의, 확정짓겠다는 생각이다.
토착화신학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진 김 관구장은 『성공회의 진보적 성향과 전통을 살려 한국 관구에서도 여성 성직자가 나올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검토·노력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신임 김성수 관구장은 경기도 강화태생으로 연세대 신학과와 영국 셀리오크 신학대를 수료했다. 64년 대한성 공회 사제로 서품 된 후 88년부터 성공회 서울교구장으로 봉직해왔으며 88년부터 2년 동안 한국기독교교회 협의회 회장도 역임한바 있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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