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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경기 통합 환승제’ 지속적 홍보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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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얼마 전부터 경기지역 버스정류장과 전철역 곳곳에서 ‘거침없이 갈아타자’는 홍보문구가 자주 눈에 띈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서울-경기 통합환승할인제 실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민들의 발을 보다 자유롭게 해줬다. 내 경우도 통합환승제 시행 전에는 화성시 동탄에서 서울 신촌까지 가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2500원의 교통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16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런데 오늘 아침 버스를 타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이 있었다. 버스에 올라타면서 교통카드를 승차단말기에 갖다 댔는데 900원이어야 할 버스요금이 1600원으로 찍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버스 기사에게 물었더니 1일부터는 ‘거리비례요금제’가 적용돼 버스 하차 시 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하지 않고 내리면 다음 승차 시에 700원의 추가요금이 부과된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버스 1회 탑승 시에도 하차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고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 집 앞에 내릴 때 카드를 찍지 않고 내렸던 것이 생각났다. 환승할인제가 시행된다고만 알았지 거리비례요금제가 적용된다는 사실까지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나처럼 이 제도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도권 통합환승제가 실시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면서도 정작 실제 시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안내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한다. 다행히 경기도에서 7월 한 달간 나 같은 경우에 환불을 해 주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4년 서울 시내버스 개편 때도 홍보 부족으로 많은 시민이 우왕좌왕했던 점을 떠올린다면 홍보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수도권 통합환승제가 무리 없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바뀐 버스요금체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황수영 경기도 화성시 동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