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은행 VAN사업자 선정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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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일·외환은,「한국컴퓨터」가 적절 주장/한을 등선 자회사 「한국신용정보」 맞서
시중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무인은행 계획(본지 2월10일자 6면 참조)이 관련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 선정문제를 놓고 난항을 겪고있다.
무인은행은 앞으로 3년간 관련시장 규모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사업인만큼 각 은행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부닥쳐 진전을 보지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외환은행을 비롯한 일본 은행이 점외 현금인출기(CD)망을 운영중인 한국컴퓨터(주),현금자동입·출금기(ATM) 개발업체인 제일정밀과 함께 컨소시엄을 만들어 무인은행 운영을 먼저 시작할 움직임을 보이자 한일은행 등 다른 일부은행들은 은행 자회사인 한국신용정보(주)를 VAN사업자로 해 처음부터 공동추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를 놓고 은행들은 지난 13일에 이어 20일에도 실무자모임을 가졌으나 전혀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에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이 계획을 추진해온 제일·외환은행은 한국컴퓨터가 가장 뛰어난 금융전산망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고,지하철역 등 시내요지에 현금인출기를 이미 깔아놓은 상태여서 이곳을 무인은행 설치장소로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일은행 등은 이같은 큰 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하게 될 경우 과당경쟁이 불가피하며 사기업인 한국컴퓨터에 VAN운영을 맡긴다면 특혜시비가 일 우려가 있다며 은행이 공동출자한 한국신용정보와 금융안전공사를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오는 7월 외국계은행의 무인은행 설치가 허용되는데다 내년 1월부터는 민간 VAN시장이 대외개방되는 만큼 이 문제를 더이상 끌다가는 외국기업의 국내시장 잠식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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