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요원’이 본 드라마 속의 진실 혹은 오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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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가장 은밀한 조직 중 하나인 국가정보원이 친밀해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조직인 점에서 일반인들에겐 베일에 쌓인 신비의 집단으로 여겨져왔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MBC TV 주말극 '에어시티'와 수목극 '개와 늑대의 시간' 등 국가정보원을 다루는 드라마가 연이어 방영되며 어느 정도 친근하게 일반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 속 국가정보원 요원의 모습은 실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극적 재미를 위해 과장하거나 미화한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 국가정보원 요원을 만나 국가정보원의 실상에 대한 궁금증들을 '진실 또는 오해'로 풀이해 봤다.
 

#국가정보원 요원에겐 위장 직업이 있다
 
진실이다. 임무와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위장 신분을 사용하고 있다. 위장 신분은 철저한 보안 사항이라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부분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이준기가 언더커버(신분 위장 잠입 수사)로 마약 조직원이 되는 설정도 약간의 과장은 있겠지만 충분히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국가정보원 요원은 모두 무술 고수들이다
 
오해다. 무술은 최종 선발 과정을 거친 뒤 교육 과정에서 잠깐 동안 배우는 게 전부다. 물론 직무상으로 꾸준히 무술을 익히는 요원들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국가정보원 요원에게 무술은 필수가 아닌 선택 능력이다.
 
#'에어시티'에는 임무 수행 중 살해당한 위장 신분 국가정보원 요원에 대해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는 장면이 있다
 
오해다. 국가정보원 창설 이래 46명의 요원이 순직했고, 관련 법령에 따라 보상을 받고 있다. 국정원 요원들에겐 직업적 사명감과 자부심이 있다. 이에 대한 합당한 보상 체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임무 수행 도중 죽음의 위기를 맞은 경험들이 있다
 
진실이다. 직무 분야별로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상당수 요원들이 임무 수행 도중 죽을 위기를 넘긴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점은 답답한 부분이다. 임무 수행은 거의 대부분 보안 사항이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본인이 국가정보원 요원이라는 걸 모르는 경우도 있다
 
오해다. 신분을 알릴 수 없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가족들에게까지 숨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행하는 임무에 대해서는 가족들에게도 알려선 안되는 게 사실이다.
 
#국가정보원 요원 쉬는 날도 없이 항상 긴장감 속에서 근무한다
 
오해와 진실이 공존한다. 국가정보원은 기본적으로 주5일 근무를 한다. 그러나 임무의 속성상 쉬는 날도 갑작스럽게 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출·퇴근 및 휴무 등 직무에 대한 대부분이 예측불허라고 할 수 있다. 가족과 친구들이 오해를 하기도 한다.
 
이동현 기자 [kulkuri7@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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